Geoff Yoon
엡실론델타 대표 / 기술을 product에 녹여 현실세계의 문제와 연결하는 problem solver

[시시콜콜 리포트] 고스트 프로토콜 Day 4: 99% 노인 지하철과 죽어가는 가로수길

[시시콜콜 리포트] 고스트 프로토콜 Day 4: 99% 노인 지하철과 죽어가는 가로수길

“모란역 지하철에 탄 사람 중 99%가 70대 이상입니다.”

저녁, 젭무실에 모였을 때 쥬니니가 한 말이다.

(젭무실 = 우리 팀이 쓰는 메타버스 사무실. zep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한다. 가까이 있으면 화상으로 대화할 수 있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설마 99%까지야.

“진짜입니다. 눈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젊은 사람이 없었어요.”

화면을 공유하며 사진을 보여줬다. 지하철 안이 온통… 어르신.


11월 4일, 월요일: 네 번째 날

고스트 프로토콜 4일차.

이제 우리는 각자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었다.

나는 가로수길로, 쥬니니는 인천 부평구로, 베니는 오피스 지역으로.

미션은 여전히 동일하다: 관찰하고, 듣고, 이해하라.

그날 저녁, 우리가 가져온 이야기들은… 예상 밖이었다.


Day 4의 기록: 텅 빈 가로수길, 살아있는 노인, 그리고 AI

💀 가로수길의 공실 - 나의 관찰

나는 가로수길로 향했다.

한때 서울에서 가장 힙한 거리였던 그곳.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공실이 너무 많았다.

“임대 문의” 팝업이 붙은 가게들. 셔터 내린 상가들. 썰렁한 거리.

이건 단순히 “경기가 안 좋아서"로 설명되지 않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성수는 미어터지니까.

혹시 성수동이 뜨면서 신사동과 가로수길로 가던 발길이 이동한 건 아닐까?

물론 이건 내 추측일 뿐이다.

임대료, 주차 문제, 접근성, 상권 노화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트렌디한 곳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사람들은 더 새로운, 더 힙한 곳을 찾아 이동한다.

🎨 AI로 뮤비 만드는 25살 - 콴안다오 식당 앞

브랜딩 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대화를 들었다.

“어떤 애가 25살인데 AI 가지고 뮤비 만들고 작업하는데…”

“연봉에 욕심 안 내고 자기 사업 할 때 벌겠다는 태도더라.”

“하고 있는 업무 두고 AI를 공부해서 활용해야 해.”

AI 네이티브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25살.

AI를 도구가 아니라 언어처럼 쓰는 세대.

연봉보다 자기 사업에 집중하는 태도.

이들은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일하고,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 것이다.

💊 마운자로, 그리고 운동하기 싫은 사람들

카페에서 또 다른 대화.

“마운자로 2달만 해보려고.”

마운자로. GLP-1 다이어트 주사.

이제 일상 대화에서 나오는 수준이 되었다.

근처 빵집에서 들은 대화:

“운동 많이 하면 코트 같은 거 입을 때 핏이 안 맞아.”

“필라테스도 다녀봤는데 살이 잘 안 빠져.”

“다른 유산소 해봐. 계단 오르내리기 같은 거.”

“너도 안 하면서 왜 그래 ㅋㅋㅋ”

“운동하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

“난 운동이 좋아서 간 적이 한번도 없어.”

마지막 문장이 핵심이다.

운동을 좋아서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해야 해서 한다.

그래서 마운자로 같은 약물에 눈을 돌리는 것.

👴 99% 노인 지하철의 비밀 - 쥬니니의 모란역

쥬니니는 룸메(20대 후반 여성)와 빼빼로 만들기 체험을 하러 인천 부평구로 향했다.

그 과정에서 모란역을 거쳤다.

모란역 지하철: 탑승객의 99%가 70대 이상.

쥬니니의 보고:

“그 이하의 젊은 사람들은 눈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다음번엔 노인들이 어디로 가는지 추적해봐야겠어요.”

그리고 관찰:

  • 8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새치기 후, 일반석 앉은 사람에게 비켜달라고 강요
  • 70대 할머니가 지하철 노선도 앱 사용 중 (광고 포함된 무료 앱, 글자 확대 기능 사용)
  • 20대 남성은 클래시로얄 게임 중

노인의 디지털 전환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광고 포함된 무료 앱을 쓰고, 글자를 확대해야 하고, 때로는 디지털 에티켓을 모른다.

🎂 체험 경제의 진실 - 달달구리 공방

쥬니니와 룸메가 도착한 곳: 빼빼로 만들기 체험 공방.

“평일은 한산해요. 주말이나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발렌타인이 성수기죠.”

체험하는 룸메를 지켜보며 쥬니니가 발견한 것:

왜 사람들은 돈 내고 체험을 하러 올까?

“재료 준비랑 설거지같은 뒤처리가 없어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 사진 찍기 좋게 꾸며놓은 공간
  • 인형과 소품 배치
  • 끝나고 쫀득두바이초콜릿 선물

결과물 + 과정 + 사진 + 선물 = 체험의 가치

준비와 뒤처리는 싫지만, 경험은 하고 싶은 사람들.

이게 체험 경제다.

🍴 맛집 검색의 패턴

체험이 끝나고 룸메가 열심히 핸드폰을 뒤지기 시작했다.

쥬니니가 물었다. “뭐해?”

“맛집 찾는 중.”

검색 패턴:

  1. 네이버 지도에서 ‘맛집’ 검색
  2. 맨 위 광고는 스킵
  3. 사진 + 리뷰 보고 3개 추림
  4. 최종 결정
  5. (추가로 트위터 같은 SNS도 참고한다고)

광고는 철저히 무시당한다.

사진과 리뷰. 그리고 SNS.

이게 2025년의 맛집 검색 방법이다.

🌃 시간대별 상권의 변신

쥬니니의 추가 보고:

“인천 예술회관 주변, 평일 낮에는 거의 다 문 닫았는데요.”

“오후 6시 되니까 거리가 살아나더라고요. 다 불 켜고 영업 시작했어요.”

낮의 거리 ≠ 밤의 거리

타겟 고객이 언제 오는지에 따라 영업시간을 최적화하는 상권.

학생들이 주 고객이니, 학교 끝나는 시간에 맞춰 오픈하는 것.

💼 베니의 오피스 관찰: 보험, 불안, 그리고 주식

베니는 오피스 빌딩 카페로 향했다.

점심시간 복귀: 엘리베이터 대기 줄

“사람들이 점심 먹고 사무실 복귀할 때 엘리베이터를 줄 서서 기다려요.”

이건 관찰이라기보다는… 그냥 오피스의 일상이다.

하지만 베니가 진짜 건진 건 카페에서 들은 대화들이었다.

💍 결혼 예정자의 보험 상담 - 1시간 30분

다음 달 결혼하는 여성과 보험 컨설턴트의 대화.

베니가 옆자리에서 1시간 30분을 듣고 있었다고 한다.

“목소리가 너무 뚜렷해서 안 들을 수가 없었어요…”

상담 내용:

  • 가족 전체의 보험 중복/낭비 상품 정리
  • 목표 금액: 월 20만원
  • 신혼집 화재보험 (우리 집 화재가 남의 집에 피해 줬을 때 대비)
  • 다빈치 수술(로봇 수술) 보험
  • 어떤 회사의 어떤 상품이 좋은지 추천

1시간 30분.

보험 최적화는 그만큼 복잡하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다.

😰 40대 여성의 불안

또 다른 테이블. 40대 어머니들의 대화.

베니의 기록:

  • 건강 이야기
  • 노후에 대한 불안
  • “내 전문성이 나이 들어서도 통할까?”
  • “20대 때는 지금쯤 나이에 이미 큰 돈 벌었을 줄 알았어.”
  • 공학 박사인데 초등학생 자녀 문제 못 풀어서 당황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20대의 기대와 40대의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전문성에 대한 불안.

📈 50대 남성의 새로운 중독

50대 남성들(부장님 같은 느낌)의 대화.

건강, 술, 그리고…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일하는 시간에도 주식창을 보게 돼. 이게 참 문제야.”

새로운 형태의 중독.

업무 시간에 주식창을 보는 것.

그리고 그걸 문제로 인식하면서도 못 끊는 것.

🚇 퇴근길의 콘텐츠 소비

나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관찰했다.

  • 웹툰 보는 사람 많음
  • 어떤 사람은 개발 강의 듣고 있었음

퇴근길은 여가 시간이 아니라 자기계발 시간이다.


4일차에 발견한 것들

✅ 새로운 인사이트

  1. 상권의 흥망성쇠

    • 가로수길 공실률 증가 관찰
    • 트렌디한 곳은 영원하지 않다
    • 성수 부상과의 연관성? (추정)
  2. AI 네이티브 세대 등장

    • 25살이 AI로 뮤비 제작
    • 연봉보다 자기 사업
    • AI를 자연스럽게 도구로 활용
  3. 체험 경제의 핵심

    • 결과물 + 과정 + 사진 + 선물
    • 준비와 뒤처리는 싫지만 경험은 하고 싶다
    •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의 중요성
  4. 맛집 검색 패턴

    • 네이버 광고 스킵 → 사진/리뷰 → SNS
    • 3개 추린 후 최종 결정
  5. 노인의 디지털 전환

    • 광고 포함 무료 앱 사용
    • 글자 확대 필요
    • 99% 노인 지하철의 존재
  6. 시간대별 상권

    • 평일 낮 vs 저녁 6시 이후
    • 타겟 고객 시간에 맞춘 영업
  7. 40대의 불안

    • 노후, 전문성, 기대와 현실의 괴리
    • “20대 때 생각한 40대와 다르다”
  8. 50대의 주식 중독

    • “일하는 시간에도 주식창을 본다”
    • 문제로 인식하지만 못 끊음
  9. 보험 최적화 니즈

    • 1시간 30분의 긴 상담
    • 가족 전체 상품 정리 필요
    • 새로운 보험 상품(다빈치 수술 등) 정보 부족
  10. 다이어트 약물의 일상화

    • 마운자로 일상 대화에 등장
    • 운동은 좋아서 하는 게 아니다

🤔 새로운 질문들

  • 모란역 99% 노인들은 어디로 가는가?
  • 가로수길 공실률이 높은 진짜 이유는? 회생 가능성은?
  • 체험을 원하는 사람들의 진짜 니즈는?
  • 광고 무료 앱 쓰는 노인을 위한 더 나은 UX는?
  • 40대의 노후 불안을 해결하는 방법은?
  • 주식창 중독 직장인을 위한 솔루션?
  • 보험 최적화 과정을 더 쉽게?

그래서 4일차엔 뭘 모았냐고?

  • 발견(인사이트): 10개
  • 새로운 질문: 7개
  • 성공한 장소: 3곳 모두 (가로수길, 모란역/인천, 오피스)
  • 실패한 장소: 0개

드디어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날이다.

장소 선정 노하우가 쌓이고 있다.


4일차의 교훈

1. 죽어가는 상권에도 인사이트가 있다

가로수길은 실패한 장소가 아니었다.

오히려 “상권은 어떻게 쇠퇴하는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였다.

2. 99%라는 극단은 추적할 가치가 있다

쥬니니의 “99% 노인” 발견.

이건 우연이 아니라 패턴이다.

그들은 어디로 가는가? 무엇을 하는가?

다음번엔 추적해봐야겠다.

3. 긴 대화를 끝까지 들어라

베니가 1시간 30분 보험 상담을 옆에서 다 들었다.

귀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건졌다.

보험 최적화가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 무엇이 필요한지.

4. 시간대가 상권을 바꾼다

낮의 거리와 밤의 거리는 다르다.

같은 장소, 다른 시간 = 다른 고객 = 다른 비즈니스


마지막으로

4일차가 끝났다.

이제 우리는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고 있다.

어디에 가야 하는지.

어떤 시간대가 좋은지.

어떤 자리에 앉아야 하는지.

하지만 여전히 답을 모르는 질문들이 쌓이고 있다.

모란역 99% 노인들은 어디로 가는가?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다음번엔 쥬니니가 그들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내일도 어딘가로 나갑니다.

가로수길의 공실들을 봤으니, 이번엔 살아있는 상권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모란역 노인들의 목적지를 알고 싶습니다.

고스트 프로토콜은 계속됩니다.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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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쥬니니가 다음번에 모란역 노인들을 추적하기로 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기대됩니다.

P.P.S. 가로수길 공실률이 높은 이유, 혹시 아시는 분 계신가요? 진지하게 궁금합니다.

(Upda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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